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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터뷰] 서울고법, 첫 시각장애인 재판연구원 김동현씨
내용
"제가 열심히 하면 저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분들이 또 오셔도 좀더 편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어깨가 무겁습니다."

20일 서울고법 재판연구원(로클럭)에 임명되는 김동현(34)씨는 로스쿨 재학 도중 사고로 양쪽 시력을 모두 잃은 1급 시각장애인이다. 1급 시각장애인이 로클럭에 임명되는 것은 처음이다. 부산과학고와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2011년 연세대 로스쿨 3기로 입학했다. 그러나 로스쿨 2학년이던 2012년 5월 갑작스런 사고로 양쪽 시력을 모두 잃었다. 1년 휴학기간 동안 많은 좌절과 고통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올해 제4회 변호사시험과 로클럭 전형에 모두 당당하게 합격했다.

로스쿨에 진학할 때만 해도 졸업 뒤 행정부로 진출해 과학기술정책 분야에서 일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사고 이후 그는 판사로 진로를 바꾸었다.

"정책을 하려면 법을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로스쿨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겪고 나니 기술 분야에서는 볼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불이익이 있더라고요. 그러던 중 공익소송과 관련한 강의를 들으면서 '결국 법원이 받아줘야 세상이 바뀌는 것'이란 말을 듣게 됐습니다. 법원으로 가서 그런 역할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첫 시각장애인 판사로 임명된 최영 북부지법 판사도 큰 힘이 됐다. "사고로 실명을 하게 된 이후 지도교수님과 다른 분들께서 최 판사님을 소개해주셨습니다. 같이 식사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친해져 공부하는 방법과 삶의 태도 같은 것을 보고 배우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김씨의 취미는 페이스메이커(달리기 도우미)와 팔을 서로 묶고 안내를 받으며 달리는 마라톤이다. 이미 10km를 완주하는데 성공해 현재 하프코스에 도전 중이다.

김씨는 서울고법 민사34부(재판장 최규홍 부장판사)에 배치된다. 서울고법은 그가 근무하게 되는 서울법원종합청사 동관 1560호에 청음실과 시각장애인 화면 낭독프로그램, 이미지 문자변환 프로그램, 속기기계 등의 시설을 준비했다. 전담 속기사 1명을 배치해 문서 스캔 등의 보조 업무를 지원하도록 했다. 또 구내식당과 카페가 있는 본관 1층, 로비층, 15층 및 외부출입구에 점자유도블록을 새로 설치했다. 법원 내부 스크린도어를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무선 개폐 리모컨도 준비했다.

법조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김씨는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듣고 또 들으면서 공부해 왔기 때문에 당사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과 역할이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려고 합니다."